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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굿캐스팅' 김지영 "배우로서 평생 불릴 이름, 큰 왕관이죠
등록일 2020-06-17 오전 10:46:22 조회수 16
E-mail kook.ent@hanmail.net  작성자 국엔터테인먼트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굿캐스팅' 김지영이 브라운관에서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직으로 밀려난 국정원 블랙 요원 황미순 역으로 나온 김지영은 사회인으로서, 또 엄마로서 살아가는 모든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한몸에 받았다.

SBS 월화드라마 '굿캐스팅'의 종영을 앞두고 김지영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일찌감치 사전제작으로 마지막 촬영을 마친 그는 "좀 아쉽다. 촬영 내내 촬영장 가는 게 너무 행복했다. 시즌2 안나오나 하고 있다"면서 웃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우 김지영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6.08 pangbin@newspim.com

"뭔가 대단한 걸 보여드리기보다, 요즘 여러 일로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쉽게 웃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나름대로 그 안에서 여러 가지를 보여드릴 수 있었죠. 액션도 처음이었고요. 다같이 너무 행복하게 촬영하다보니까 그 자체로 좋았어요. 마음도 편했고요. 예전같음 '어떻게 나왔어?' 하면서 궁금도 했을텐데 시청자들이랑 똑같은 맘이었어요. 친한 지인들은 황미순에게 제 모습이 많이 투영됐다고 얘기를 해줬죠. 요 근래에 제 작품들을 쭉 보신 분들이 일관적으로 재밌다고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김지영의 말처럼, 그가 액션 연기를 본격적으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이도 있는데다, 최강희, 유인영 등 여자 후배들과 합을 맞춰야 했다. 그는 "예전엔 이 업계의 미친 체력이란 말을 듣기도 했는데, 쉽지 않았다"면서 고생스러웠던 훈련을 떠올렸다.

"역시 나이가 있어서 관절이 좀.(웃음)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찍을 때 무릎을 좀 다쳤어요. 그때부터 관절염이 좀 있어서 점프하고 이럴 때 무리가 되기도 했죠. '우생순' 때만큼 훈련을 독하게 했던 적이 없어서 이번엔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매일 어려웠죠. 유도 연마를 굉장히 열심히 했거든요. 막상 촬영에선 훈련한 걸 1/10도 안해서 약간 아쉽기도 했어요. 총도 막 쏘고 돌리고 하고 싶은데 그런 게 없었죠. 유도를 힘들게 배웠는데 그걸 못해봐서요. 나이 마흔 중반에 유도 꿈나무란 말을 처음 들어봤다니까요. 동생들한테 민폐가 되지 않을까 약간 걱정했는데, 다행히 건강 기능식품 챙겨먹으며 잘 끝냈어요. 하하."

김지영이 연기한 황미순은 국정원 블랙요원 출신이지만 그것도 왕년이 돼버린, 한직으로 밀려난 인물이었다. 극중 남편도, 아이도 그의 진짜 직업을 몰랐다. 조직 생활을 오래한 만큼 미순은 다른 요원들에 비해 투철한 사명감으로 똘똘 뭉쳤다기보다, 대출금을 갚아야 하고, 당장 아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워킹맘 그 자체였다. 김지영도, 시청자들도 깊게 몰입할 여지가 충분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우 김지영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6.08 pangbin@newspim.com

"황미순은 좌충우돌일 수밖에 없어요. 국정원에서 연명하면서 살아가는 가운데 나이도 많고 가정도 있고 아이의 문제에 봉착하죠. 일하는 엄마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게 그런 거예요. 미순이도 그렇고 누구나 느낄 거예요. 사회에서 할만큼 했으나 찬밥신세가 된 거죠. 저도 그럴 수도 있죠. 배우들은 이게 좀 덜한데 어쨌든 세대가 바뀌는 건 늘 있는 일이니까요. 4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내 연기의 2막은 어떻게 설계해 가야하는지 고민이 많아지기도 했죠. 아이는 자라고 있고 부모님들은 연세가 드시고, 중간에서 건사할 사람이 많아지죠. 미순이도 저도, 자연히 고민이 많아지는 나이였고 그런 시기였어요."

극중 미순은 딸 주연(김보윤)이 학교폭력 문제로 곤경에 처하는 등 쉽지 않은 상황을 수차례 마주한다. 그때마다 주연의 주위에 원더우먼(?)이 나타나 도움을 주게 되는데, 그 정체는 바로 동료 요원들인 백찬미(최강희)와 임예은(유인영)이다. 김지영은 극중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민감한 문제를 유쾌하게 다뤘다면서도, 현실에서 진지하게 해봐야 할 고민들을 조심스레 짚었다.

 

"내 아이가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긴 해요. 부모가 개입하면 문제가 해결은 될 거예요. 하지만 그렇게 정리되는 자체가 아이들의 세상에 어른들이 개입해서 사회적인 잣대로 결을 내려버리는 게 아닌지 고민도 되죠. 저도 아이가 있지만 엄마들끼리 부딪히게 되면 당황스러운 상황이 생길 때가 많아요. 가끔은 자기들끼리 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싶고요. 아이들 스타일로 처리를 못할까봐 생각이 많아지죠. 물론 이건 저 혼자 어쩔 수 있는 건 아녜요. 그래도 노력은 계속돼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국내 최장수 드라마인 '전원일기'의 '복길이'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지녔으나, 김지영에게 이 타이틀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을 터였다. 실제로 그는 "어릴 땐 그걸 벗으려 부단히 애를 썼다"고 털어놨다.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 또 여배우가 아줌마 역을 맡게 되는 그 순간을 거쳐오면서 직접 했던 고민을 통해, 그는 누군가에게 시원하게 조언해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우 김지영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6.08 pangbin@newspim.com

"저는 연극영화과를 나오지 않았어요. '전원일기'가 연기학교였죠. 선생님들이 진짜 스승님들이셨고요. '복길이'에서 벗어나려 노력했던 게 절 만들어줬어요. 더 많이 하고 다르게 해야 비로소 제가 보였거든요. 그걸 거쳐오면서 탄탄하게 뭔가가 쌓였죠. 아직도 복길이라 해주시면 이젠 반가워요. 배우가 평생 불릴 이름이 있다는 게 또 얼마나 영광인가 싶죠. 그 하나도 안남는 배우도 많아요. 오히려 상보다 더 좋은, 큰 왕관인 것 같아요. 누군가 배역이 한정적이라 힘들다 하면, '쓸데없는 고민하지 말고 이 순간을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지금조차도 망치게 하거든요. 그럼 다른 건 꿈도 꿀 수 없죠. 최선을 다하고 다음을 생각해야죠. 제가 많이 그랬어요. 선생님들 보면서 많이 배웠고, 역할에 작고 큼이 없는데 나만의 내공이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해낼 수 있죠."

몇년 째 계속해서 영화, 드라마로 쉬지 않고 대중과 만나온 덕에 김지영에게도 '다작배우' 타이틀이 붙었다. 그에게 '굿캐스팅'은 어떤 드라마로 남을까. 또 시즌2를 조심스레 바라는 입장에서 어떤 면을 보완하고 싶은지를 물었다. 배우 생활 25년차를 맞으며 그는 앞으로도 스스로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입고 대중과 만나겠다고 소박한 꿈을 얘기했다.

"힘든 시기에 시원하고 재밌었던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해요. 그렇게 될 것 같아요.(웃음) 대단한 의미를 갖기보다, 잠시라도 웃을 수 있는 휴식같은 드라마요. 시즌2 하게 되면 전문성이 더 부각됐으면 하죠. 좀 더 국정원 요원다운 모습도 보여주고 액션도 욕심나요. 드라마적으로 중요한 걸 살리려고 포기한 것들이 있었거든요. 더 현란하고 액션물답게 스펙타클한 장면들을 해보고 싶어요. 하하. 작품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얘기도 해야 하고 애들은 크고 있고. 엄마로서도 배우로서도 '과연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보면 분명히 싫은 건 있어요. 다른 것보다도 내가 하는 역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를 때, 그런 작품은 하기가 싫어요. 배우로서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분들과 뜻을 같이 해야 하고 제 역할로 소임을 다 해야 하니까 그런 부분이 잘 맞아야 참여하게 돼요. 역할의 비중은 전혀 상관없이 앞으로 그런, 잘 맞는 작품으로 인사드릴 것 같아요."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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